"사시 2차 시험 과목별 문항 점수 공개해야"
[행정법원] "평가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 없어"과목별 총점, 본인 답안지 열람 이어 공개 범위 늘어나
2004-09-25 최기철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유남석 부장판사)는 9월17일 2003년 6월에 있은 제45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에 응시해 합격선을 상회하는 평균점수를 얻었으나 상법과목에서 40점에 미달하는 32.5점을 득점해 탈락한 김모(41)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2004구합8521)에서 "상법 과목 제1문 및 제2문의 각 점수에 관한한 사본교부 거부처분을 취소한다"며, 문항별 득점 내역을 공개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로써 과목별 총점 공개와 자신이 쓴 답안지의 열람에 이어 각 과목의 문항별 점수에 이르기까지 사시 2차 응시생에 대한 정보공개의 범위가 넓어졌다.
현재 사시 2차 시험의 과목별 총점은 합격자 발표와 동시에 응시자에게 공개되고 있으며, 2003년 3월14일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2000두6114)에 따라 응시생들은 문항별 점수와 채점 내역이 기재돼 있지 않은 자신이 쓴 답안지를 직접 열람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시 2차 시험의 각 과목 문항별 점수는 채점위원 2인의 평균점수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채점위원의 개별 채점결과를 알수 없고, 담당 문항에 관한한 동일한 채점위원 2인이 응시자 전원의 답안지를 채점하고 있으므로 같은 문항간 채점 결과의 형평성 또한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응시자의 성적에 관한 정보는 시험업무의 본질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공개함으로써 불합격자의 탈락사유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향후 재시험준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정보공개법 3조와 사법시험법 18조1항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 과목의 문항별 점수가 공개된다 하여 피고 주장과 같이 채점위원별 채점결과의 공개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그로 인해 평가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사시 2차 시험은 모든 응시자의 답안을 복사하여 50점짜리 문제 1개로 이루어진 1문과 25점 짜리 문제 2개로 구성된 2문을 채점위원 2명씩에게 각각 배부하여 채점하도록 한 후 각 2명의 채점결과를 산술 평균한 후 이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해당 과목의 득점을 산정하고 있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