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활동 하면서 법학 공부하는' 온라인 로스쿨, 10명 중 7명 찬성
'직업활동 하면서 법학 공부하는' 온라인 로스쿨, 10명 중 7명 찬성
  • 기사출고 2019.01.3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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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타임 로스쿨도 도입해야"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온라인 로스쿨' 도입에 찬성(69.4%)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33.1%), '경제력이 부족해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서'(32.6%), '다른 전문직이나 일반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법률 전문 지식을 쌓아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29.5%) 등의 의견이 꼽혔다.

◇온라인 로스쿨 도입 의견
◇온라인 로스쿨 도입 의견

반면 응답자의 30.6%는 온라인 로스쿨 도입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로 '원격(온라인)을 통한 학사관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27%), '온라인으로는 법학전문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25.7%), '온라인으로는 변호사업무에 필요한 실무연수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25.5%) 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 부정 응답자의 20.5%는 '지금도 충분한 변호사의 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를 반대하는 이유로 들었다.

자영업자, 온라인 로스쿨 찬성 많아

한국방송통신대는 1월 17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온라인 로스쿨 도입에 대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18년 12월 19일~24일 5일간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온라인 로스쿨 제도 도입에 대한 긍정 응답은 남성, 50대 이상, 자영업, 주부, 고졸 이하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부정 응답은 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로스쿨 도입 시 적절규모는 '100명 미만'이 35%, '100명~300명 미만'이 34.9%로 10명 중 7명이 300명 미만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어 '300명~500명 미만' 16.7%, '1000명 이상' 6.1%의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로스쿨이 필요한 이유
◇온라인 로스쿨이 필요한 이유

이날 '온라인 로스쿨 도입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한 최정학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온라인 로스쿨은 저렴한 학비로 많은 사람들에게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나 유사 법조 전문직 종사자 등이 경력을 중단하지 않고 자신의 직업활동을 '적절히' 수행하면서 법학전문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일종의 '대안 로스쿨'이라 할 수 있다"며 "특히 온라인 로스쿨은 다양한 사회적 경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법률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로스쿨 제도 본래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벌에 따른 서열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현행 로스쿨과 법조직역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 로스쿨이라고 해서 법학전문교육이 부실할거라는 생각은 오해"라며 "온라인 로스쿨에서 강의는 전파를 통해 일방적으로 단순 전달되지 않고, 체계화된 LMS 하에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 맞춘 학습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LMS는 학습자의 학습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시스템을 말한다.

"법학전문교육 부실 생각은 오해"

출석수업(Off-Line 수업)도 있다. 최 교수는 "기본필수과목의 경우, 온라인 교육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수와 학생, 학생 상호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한 학기당 3회 이상 출석수업을 실시하며, 출석수업은 서울 학습관에서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지역학생의 경우 해당 지역대학에 출석하여 서울과 동시에 영상강의를 통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온라인 로스쿨은, 완벽을 기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로스쿨 제도의 빈틈을 메워나가는 제도 개혁에서 하나의 중요한 견인세력이 될 수 있다"며 "온라인 로스쿨은 현행 로스쿨 제도의 큰 틀을 흔들지 않으면서, 로스쿨의 진화와 변호사시험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으로 작동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간제 로스쿨의 설치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한 교수가 발표한 시간제 로스쿨은 풀 타임의 수업을 요구하는 기존 로스쿨과 달리 다른 일과 업무를 수행하면서 로스쿨의 수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수업시간이나 학기별 이수학점, 수업방법이나 평가방법 등을 유동적으로 구성하는 파트 타임 로스쿨을 말하는 것으로, 야간 로스쿨이 가장 흔히 나타나는 파트 타임 로스쿨의 유형이지만, 반드시 여기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미 84개 로스쿨에서 야간과정 개설

로스쿨 제도가 출발한 미국의 경우 1865년 Columbian College(현재 George Washington대)에서 최초로 야간 로스쿨이 설치되었다. U.S. News and World Report에 따르면, 야간 로스쿨이 독자적으로 존재하거나 혹은 주간 로스쿨에 병설되어 있는 경우에도 그 학생의 입학허가절차를 별도로 정하여 선발하는 한편, 20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중인 로스쿨을 기준으로 2010년 현재 84개의 로스쿨이 야간(파트 타임) J.D.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한 교수는 "시간제 로스쿨 제도는 우리 사회에서도 시급하게 요청된다"고 역설하고, 그 이유는 로스쿨에의 접근성을 확장함으로써 법률가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시간제 로스쿨이 사회적 유연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조응한다는 점을 우선 들었다. 한 교수는 "직업전환을 위한 정규의 교육체계-특히 의료, 법률, 교육 등과 같은 전문직종으로의 진출을 위한 준비기회-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주간의 풀 타임으로 이루어지는 그 교육을 위해서는 현재의 직업을 포기하여야 하기 때문인데, 시간제 로스쿨은 이 점에서 오늘날의 유연화 추세에 조응하는 고등전문직업훈련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제2 혹은 제3의 직업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거나 혹은 현재의 직장 내에서 승진이나 부서이동과 같은 지위강화에 기여하는, 일종의 '경력조정장치(mid-carrier adjustment)'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1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경민 의원과 한국방송통신대가 '온라인 로스쿨 도입에 대한 국회 토론회'를 열어 온라인 로스쿨과 시간제 로스쿨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온라인 로스쿨 도입을 찬성한다
◇1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경민 의원과 한국방송통신대가 '온라인 로스쿨 도입에 대한 국회 토론회'를 열어 온라인 로스쿨과 시간제 로스쿨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온라인 로스쿨 도입을 찬성한다

한 교수에 따르면, 시간제 로스쿨은 풀 타임 직장인이나 가사노동자 등 주간에 학업 이외의 업무에 전적으로 종사하여야 하는 사람들이 주된 대상이다. 때문에 주간의 시간 동안 체류하던 지역에서 적어도 1시간 이내로 통학할 수 있는 공간적 접근성이 고려되어야 하고, 한 교수는 설치주체와 관련, ▲기존의 로스쿨에 야간과정을 병설하는 방안 ▲지역의 법과대학 혹은 법학과 등에 시간제 로스쿨 설치를 인가하는 방안 ▲하나의 로스쿨에 집중관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합격률 문제도 손 봐야"

한 교수는 또 "우리 로스쿨 제도의 최대의 문제점이자 장애요인인 변호사시험의 합격률 문제가 시간제 로스쿨 제도의 최대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며 "실제의 실력이나 능력과는 무관하게 상대적인 성적에 따라 절대적인 숫자를 기준으로 당락을 결정해버리는 합격사정체제가 상대적으로 교육성과가 떨어지는 시간제 로스쿨 학생에게는 치명적인 한계로 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학생선발이 기존 로스쿨과 분명히 달라야만 새로운 유형의 로스쿨 도입이 정당화될 수 있다"며 "고교-대학-대학원으로 이어지는 소위 전통적인 학생(traditional students)이 기존 25개 로스쿨 입학에 실패하여 차선책으로 들어오는 로스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김인재 인하대 로스쿨 교수는 "시간제 로스쿨과 온라인 로스쿨은 상세한 제도의 설계에 들어가면 상이한 점도 있겠지만, 두 제도가 결합되는 지점이 있으며, 온라인 로스쿨이 경제적 부담과 경력 단절이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는 현행 고비용 전일제 수업의 로스쿨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유경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원은 "성공적인 온라인 로스쿨의 정착을 위해서는, 엄정하고 체계적, 독창적인 학사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다양한 종류의 교원을 전면적으로 동원한 학사과정 운영, 법조인 양성제도로서 요구되는 제반 시설을 갖춘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