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음주운전 뺑소니로 2명 사망, 6명 부상…70대 운전자에 징역 8년
[교통] 음주운전 뺑소니로 2명 사망, 6명 부상…70대 운전자에 징역 8년
  • 기사출고 2019.01.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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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법] 심신미약 주장 받아들이지 않아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 2명, 부상 6명의 사고를 내고 도주한 70대 운전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이상률 판사는 1월 22일 특가법 위반(도주치사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김 모(72)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2018고단2457).

김씨는 2018년 7월 12일 오후 5시 39분쯤 혈중알콜농도 0.18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싼타페 승용차를 운전하여 서울 광진구 앞 맞은편 이면도로를 진행하던 중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한 나머지 김씨의 진행 방향 우측에 정차되어 있던 오토바이와 렉스턴 승용차를 들이받고, 계속 진행하여 전방에 있던 보행자 2명(59세 남성과 48세 여성)을 들이받아 바닥에 넘어지게 한 다음 밟고 지나갔다. 차에 치인 보행자 2명은 뇌탈출과 갈비뼈 골절 등으로 현장에서 즉사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이 구간의 제한속도는 시속 30km.

김씨는 계속하여 김씨의 진행방향 우측에 주차 중이던 싼타페 승용차를 들이받은 다음 마찬가지로 진행방향 우측에 주차 중이던 모하비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박씨는 이와 같은 연속된 사고에도 불구하고 차량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시속 약 73.8km로 계속 진행하던 중 진행 방향 전방에서 선행하고 있던 아반떼 승용차의 뒷범퍼 부분을 들이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아반떼 승용차 운전자(여 · 42)가 전치 3주의 상해를, 아반떼 승용차 뒷좌석에 동승 중이던 어린이(5)가 전치 1주의 상해를 입었고, 오토바이는 수리비 약 300만, 싼타페 승용차 약 125만원, 모하비 승용차는 약 120만원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 되었다. 렉스턴 승용차와 아반떼 승용차는 심하게 부서져 폐차처리했다.

김씨는 사고를 발생시킨 후에도 시속 약 53.3km로 계속 진행하여 전방에 있던 롯데마트를 들이받아 롯데마트 유리벽 등을 깨고 내부까지 진입, 그 곳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있던 여성 2명에게 전치 2주의 타박상 등을 입게 하고, 그중 한 여성의 두 자녀가 어머니가 상해를 입는 과정을 지켜보게 함으로써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정신적 충격 등의 상해를 입게 한 혐의(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로도 기소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사리를 분별할 능력이 부족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되나, 그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범행에 있어 피고인의 과실 정도가 매우 중하고, 그 결과 역시 참혹하며, 피고인은 범행으로 검거된 이후에도 자신의 범행사실 자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범행을 전부 부인하고 있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나쁘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전혀 용서받지 못하였고, 오히려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과 지인들이 망인을 잃은 슬픔과 고통을 호소하면서 피고인의 엄벌을 강력하게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다만 "피고인이 만 72세의 고령이고, (우측 다리절단의) 장애인인 점, 가해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보험회사를 통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중 일정 부분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사망자 중 1명의 유족들이 수령한 1760여만원의 유족구조금에 대한 검찰청의 구상금 청구에 대해 피고인이 이를 전액 납부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